2008년 03월 26일
원동중의 <삼성기> 고찰 - 본론1
《사기》가 기원전에 만들어진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삼성기>에서 인용한 것이 무슨 문제일까? 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위작자들은 자신이 구하기 쉬운 책(통행본)을 베낀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점은 인식하지 못한다.
각각의 판본들은 시대마다 글자의 가감과 피휘하는 부분이 서로 다르다. 이것을 고려하지 못하고 그대로 베끼게 되면, 잘못된 부분이나 혹은 후대에 교정한 부분을 그대로 쓰게 마련이다.
2. 《삼성기》에 대하여.
<오주연문장전산고>를 보면 실록을 인용하여 세조 3년(1457년)에 도참에 관한 책을 수거하는데, 거기에 《三聖記삼성기》도 끼어 있었다.
安含老元堇仲안함노원동중《三聖記삼성기》
이것을 어떻게 끊어 읽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성격의 책이 되버리고 만다.
① 안함, 노원, 동중《삼성기》- 안함, 노함, 동중 세 성인의 전기.
② 안함노, 원동중《삼성기》 - 안함노, 원동중이 편찬한 환인, 환웅, 왕검 세 성인의 전기.
《삼국유사》를 보면 10명의 성인에 신라의 승려로 안함이 들어가 있고, 《해동고승전》에는 안함의 전기가 실려 있으므로 ①번으로 보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 하지만 《환단고기. 삼성기》에는 ②번으로 해석하여 안함노와 원동중을 작가로 만들고 있다. 《해동고승전》을 보면 안함(안함노는 안함이라고 본다.)은 신라 진흥왕(540-576)과 진평왕(579-632) 시대의 사람이라고 나온다.
실록의 기록을 보면 《삼성기》는 안함노와 원동중이 공동저자로 나오는데, 그렇다면 두명은 비슷한 시기의 사람이라는 것이다. 헌데《사기정의》는 당나라 때인 736년에야 완성된 책이다. 원동중이 활동한 시대보다 100년 후에나 만들어 졌다는 것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사기》의 세계로 들어와 보면 더욱더 어처구니가 없게 된다.
3. 《사기》의 전래와 그 역사.
한나라의 사마천이《사기》130편을 편찬하자, 중국 역사학의 금자탑으로 중시를 받았다. 이후의 수많은 주석서들이 만들어졌는데, 이것을 처음으로 종합한 사람이 남북조 시기 송나라의 배인이다. 현재 전하는《사기》의 주석은 보통 '삼가주三家注'로 불리우는데, 《사기》의 본문 아래에 흩어져 있다. 물론 처음부터 본문과 같이 전하던 것은 아니었고, 모두 단행본으로 존재하던 것이다.
※ 《사기》삼가주
《사기집해》 80권. 유송(420-479) 배인 편찬.
《사기》의 종합적인 주석서의 시초는 남조 송나라 배인의 《사기집해》 80권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사마천의《사기》와 배인의 《사기집해》 80권은 따로 유통되었다. "집해集解"란 여러 주[해]석들을 모았다는 뜻이다. 현재 이 80권 단행본은 전해지지 않는다. 단지 《사기》130권에 합각되어 주석으로만 전한다. 돈황에서 발견된 잔본이나 일본에 전하는 당나라 시기의 잔본들은 바로 이 80권 《사기집해》의 일부분들이다.

《사기색은》 30권. 당나라 사마정 편찬. 개원(712-756)초기에 완성.
《사기집해》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부족한 부분도 보충하고 있다. <모씨급고각본>의 단행본 30권이 유일하게 전하다.

《사기정의》 30권. 당나라 장수절 편찬. 736년 완성
이것 또한 단행본 30권은 이미 실전되었고,《사기》의 주석 형태로만 남아있다. 그 일문은 따로 집록한 책이 있다.
※ 사기의 전래
처음부터 저 "삼가주"들이 사마천의 본문과 같이 통행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중국은 북송 시기에 접어들면서 처음으로 정사를 판각하기 시작했는데, 제일 먼저 판각된 것은 물론《사기》였다. 이때에 처음으로 본문과 함께 《사기집해》가 합쳐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994년에 만들어진 "집해단주본集解單注本"이라고 불리는《사기》다.(연호를 따서 "순화淳化간본"으로 불리운다. 이 판본은 이미 실전되었고, 1035년에 판각된 "경우景祐본"이 현재 제일 오래된《사기》의 판각본이다.)
북송이 멸망하고 남송 시기에 "집해단주본"에 《사기색은》의 주석을 합쳐 만든 것이 "이가주본二家注本"으로 불리우는 《사기》다.
남송 후기 "이가주본"에 다시《사기정의》의 주석을 보탠 것이 현재의 "삼가주본三家注本"《사기》로 이때에 처음 등장한 것이다.(1196년)
<삼성기>에서 인용한 것은 바로 이 "삼가주본"인데, 이런 형태의 《사기》가 중국에서 처음 등장한 시기가 1196년이다. 아무리 빠르다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1200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책이다. 7세기 사람인 원동중이 600년 후에나 등장하는 책을 보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두 책을 서로 비교해 보자.
# by | 2008/03/26 13:40 | 변위학(辨僞學) | 트랙백 | 핑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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