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8일
상서尚書와 금문金文 - 비현丕顯.
《상서尚書》 <문후지명>의 첫 구절을 보면, “비현丕顯”이란 글자가 보인다.
父義和! 丕顯文·武 클릭
숙부父 의화義和(문후의 자)여! 위대하신丕顯 문왕文과 무왕武께서는
과도한 수식을 싫어하여 나는 두 글자를 적당히 뭉게서 하나의 형용사인 “위대하신”으로 번역하였지만, 사실 이것은 한 글자씩 따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
丕: 위대하다.
顯: 고귀하다.
이 “비현丕顯”은 선진시대에 자기 조상들을 극존칭하는 수사적 표현으로 즐겨 사용되었다. 전세문헌에는 《상서》와《좌전》등에 이런 표현이 보인다.
《위고문상서偽古文尚書 군아君牙》 클릭
위대하고丕 고귀하여라顯哉!문왕文王의 책략이여謨.
丕顯哉!文王謨
* 이것과 같은 구절이《맹자 등문공하》에 보인다. - 丕顯哉! 文王謨.
《좌전左傳 희공僖公 28년》 클릭
重耳敢再拜稽首, 奉揚天子之丕顯休命
중이重耳는 두 번 절하고再拜 머리를 조아려稽首, 천자의天子之 크고丕 밝으신顯 아름다운休 명을命 봉행하겠습니다奉揚.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일관성 없이 그때그때 기분 내키는대로 번역했다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인다.(ㅡ.ㅡ) 이 수식어는 전세문헌에 손을 꼽을 정도지만, 금문에는 이 표현이 지겹게도 많이 나온다. 그리고 더 과도한 표현도 눈에 자주 띤다. “비丕”자는 본래 “불不”자로, 후대에 뜻이 나뉜 것이다. 뒤편의 주왕은 기물의 시대를 나타낸다. 번호는 재위 순서다.
天亡簋천망궤 1. 주무왕
不(丕)顕考文王
위대하시고不(丕) 고귀하신顕 고(부친)考 문왕께서는文王
*고는 돌아가신 부친을 말하는 것으로, 이 기물의 시대를 단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단서가 되었다.
大盂鼎대우정 3. 강왕
盂! 不(丕)顯文王
우야盂! 위대하시고不(丕) 고귀하신顯 문왕께서는文王
史牆盤사장반 6. 공왕
對揚天子不(丕)顯休令
천자의天子 위대하고不(丕) 고귀하신顯 아름다운 은혜를休 보답하고對 칭송하여揚
禹鼎우정 10. 여왕
禹曰:「不(丕)顯桓桓皇且(祖)穆公
우가禹 말하길曰:「위대하시며不(丕) 존귀하시며顯 위엄있는桓桓 빛나는皇 조상且(祖) 목공께서는穆公,
* 桓桓: 《시경》에 보인다.
虢季子白盤괵계자백반 11. 선왕
不(丕)顯子白
위대하시고不(丕) 고귀하신顯 자백께서는子白,
毛公鼎모공정 11. 선왕
不(丕)顯文․武
위대하시고不(丕) 고귀하신顯 문왕과文 무왕께서는武
秦公簋진공궤 - 이것은 진秦나라의 기물로 양공시대로 추정.
不(丕)顯朕皇且(祖)
위대하고不(丕) 고귀하신顯 나의朕 빛나는皇 조상들께서는且(祖)
10대 여왕의 <禹鼎우정>을 보면 완전히 압권이다. 그래 그래 니들 조상 잘났다. 뭐! 이쯤 되면 이런 말이 떠오른다. “민족의 태양이시며, 겨레의 등불이시며, 김정일 어쩌구 저쩌구~~~” 정치적 찬양은 시대를 불문하는 것일까? 그래도 좀 심하잔아! 한편으로는 저렇게 가공되지 않은 생생한 기록이라서 중요한 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 by | 2008/08/08 23:18 | 금문(金文)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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